* 화신이 쓰러지자 가경제(嘉慶帝) 가 배불리 먹었다.
가경 4년 (1799년) 1월 3일, 89 세의 건륭제는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였다.
황제 가경제는 애도의 조서(詔書)를 발표하고, 화신을 시켜 국상(國喪)을 주관하게 하였다.
장례를 마친 날, 가경제는 화신에게 20 여 가지의 죄목을 물어 자살을 명령하고
가산(家産) 일체를 몰수한다.
백성들은 환호했지만
어쩐 일인지 가경제는 화신의 죄상 조사를 서둘러 종결하고
별로 중대치 않은 죄만 발표하였다.
세세한 부분까지 더 조사해야 된다는 대신들의 건의가 빗발쳤지만
황제는 이를 묵살하고 사건 조사를 마칠것을 명한다.
아울러 차후로는 화신 건에 대한 거론을 일체 금지한다는 조칙마저 발표한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겠다.
1. 우선 탐관을 제거함으로써 민심을 수습하고, 백성들의 신망을 얻는다. (명분 획득)
2. 하지만, 화신의 죄상을 파헤쳐 드러낼수록
(자기 아버지인) 건륭제의 비위와 공모사실이 함께 드러나는 것이므로 (덮어버림으로써)
지금까지 쌓아 온 부친의 "성군" 이미지를 보호하고 유지해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
3.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건)
몰수한 엄청난 재산을 국고에 넣지 않고
그 역시 대부분을 빼돌려서 자신의 비밀 사금고(私金庫)에 넣기 위한 것이었다.
전제왕조시대의 황제란
국가 전체가 자신의 "소유물" 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국고를 마음대로 쓸 수는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정식으로 국가 돈을 쓰는 일" 은 근거와 필요성 등의 문제에서
여러가지 귀찮고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거나 신하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고
자칫 향락적인 목적이 포함된 지출이라면 백성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다.
사관(史官)의 눈치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고....... ( 7 시간은 커녕... 분 단위로 시시콜콜 다 기록한다. )
결국 "훌륭한 군주" 라는 명분(名分)과
여러 눈치 안 보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비자금" 이라는 실리(實利)를 둘 다 갖기위해
서둘러서 사건을 덮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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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財物) 에 대한 욕심은
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끝간 데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이 없다면... 여러가지로 불편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물욕(物慾)" 이란 놈은 항상 우리들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으면서
틈만 나면 제 몸집을 불리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사람이 이놈을 잘 "밀땅" 하면서 적절히 다스린다면
주인과 함께 살며 상생 발전(相生 發展) 을 구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놈이 덩치가 커지게 되면
제어할 수 없는 속도로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하여
결국엔 제 숙주(宿主)를 터뜨려 죽이고야 마는 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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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안타까운 희극(喜劇)들을 보며
그 "출연자" 들에 대한 연민(憐憫)의 마음으로 이 허접한 글을 써보았습니다.
출연자들은 매번 달라지지만
이 스토리는, 고금(古今)을 가로질러 끊임없이 각색되고 재상연 (再上演) 되는
스테디 셀러 드라마 (Steady Seller Drama)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시리즈를 읽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THE END ***
- 참고자료 : - "청렴과 탐욕의 중국사" 사식(史式) 저, 김영수 역
- "환관" 박인수 저
- "맨얼굴의 중국사 1~5권" 백양(伯楊) 저, 김영수 역
- "간신론" 경지원.황정림 (景志遠.黃靜林) 저, 김영수 편역
- "사기(史記)" - "한서(漢書)" 경인문화사 간.
- "www.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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