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강삼협 배낭여행 3] 풍도 - 무산간 하루종일 버스 이동 <여행 이야기 38>
[장강삼협 배낭여행]
4. 제3일 (8월 1일 / 일 ) 풍도 - 무산간, 하루종일 버스 이동...
04시 30분 기상.
05시 카운터 뒤 간이침대에 잠들어 있는 여직원을 깨워서
보증금을 돌려받고 호텔을 체크아웃합니다.
택시로 (5위안)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보니... 황당한 상황이 또 벌어졌네요.
만주행 버스는 오전 10시에야 출발한다는 겁니다.
어제 저녁을 먹은 호텔 앞 식당주인 채씨 아저씨가
만주가는 버스가 오전 6시에 출발한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터미널에 확인 안한 게 화근입니다.
(시골이라... 게시된 버스 시간표 따위는 아예 없습니다.)
풍도는 소도시인데다가
자칭 풍도 토박이라고 떠벌이는 말에... 흑흑흑! (속인 건 절대 아닌데...)
하지만, 가뜩이나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좀 불안한 터에
아침시간 4시간을 뭘 하면서 보낸단 말인가요?
이른 시간이라 표 사는 인간들이 없는 틈에
매표구 여직원을 붙들고 이리저리 탐색해 보니
7시 20분에 출발하는 충현 (忠縣, 충셴) 행 버스가 있다는군요.
딜레이된 계획일정을 조금이라도 반까이할 마음에
얼른 충현 행 버스표를 끊습니다. (29 위안)
꼬불꼬불한 시골길 국도를 소형 버스가 달립니다.
먼지 투성이인데다, 온갖 곳에 다 서는 완행인지라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닌데도... 90분이나 걸린다는 군요
충현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 엄안(嚴顔) 의 출신지입니다.
유명한 고사 "장비가 지혜로 엄안을 얻다 (張飛意譯嚴顔) " 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정작 충현 시내에는 엄안과 관련된 볼거리는 별로 없습니다.
고물 버스는 산골길을 힘겹게 달리는데...
어쩐지 시작부터 코스가 잘 안풀리는 것 같으니까
괜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점점 시골로 들어가고 있는데...
충현에 가면 봉절(奉節, 펑지에) 이나 무산 (巫山, 우샨) 가는 버스가 있긴 있을런지?
있다고 해도 벌써 떠나버린 건 아닐런지?
떠나지 않았다 해도... 탈 수가 있는 상황인지? (자리가 있을지?)
온갖 근심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니...
안 하던 차멀미까지 나려고 합니다.
자칫 일이 꼬이면
삼협일정을 중단하고 도로 중경으로 되돌아가야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데...
중경에 가면, 귀국편 상해(上海) 가는 열차나 항공편을 쉽사리 구할 수나 있을지?
무거운 마음으로 충현 터미널에 내리니
다행인지...만주 (万州, 완저우) 가는 완행버스가 있습니다.
[ 만주로 향하는 버스... 출발 시간은 / 인간이 다 차는 시간인듯... ]
에라 모르겠다... 잽싸게 만주행 표를 끊어 (36 위안) 버스에 오르니
특급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찜통 차안에 짐보따리가 반절은 넘는군요.
40도 더위에 날은 푹푹 삶아대는데
버스는 좀처럼 떠날 생각을 않습니다.
기사넘에게 물어보니... 무조건 좀 더 기다리라는 말뿐.
게시된 시간표는 당근 없고... 대체로 사람이 좀 차야 출발하는 시스템인 듯 하니,
인간들로 들끓는 땡볕의 노천 승강장에서 땀 범벅이 된 채로
속수무책 버스 출발을 기다립니다. (한심하기도 하고......)
[충현 버스터미널... 인파로 가득한 승강장에서, 땀으로 목욕을 하며 버스 출발을 기다리는 꽃든넘... ]
9시 40분, 짐짝과 인간들로 대충 만석을 채운 버스가 드디어 충현 터미널을 출발합니다.
냉방은 되는 듯 마는 듯...
삼협이 시작되는 산지 지형이라 70 Km 남짓한 거리를 꼬불거리며 3시간 반 걸려 만주 기차참에 도착합니다.
13시... 불안한 마음을 안고 만주 터미널에 내려보니
봉절가는 버스노선은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무산가는 2시 30분발 고속버스가 있으며, 자리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 무산으로 가는 고속버스 ... 이동거리는 약 170 Km, 요금은 67 위안 ]
마음이 급 편안해집니다.
차표를 끊고 (67 위안)... 출발시간이 1시간 남짓 남았기에
터미널 앞의 부페식당에 가서 점심을 거~ 하게 먹습니다.(일단 먹고보잣!... 자조쾌찬.(自助快餐, 13 위안)
[ 만주 - 무산간 고속버스 시간표... 1일 7회 운행한다...]
배도 부른데다
냉방 빵빵하게 나오는 고속버스는 잘 닦인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립니다.
17시 반... 드디어 무산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했긴 하지만
어쩄건 계획일정 대로 3일차 저녁에 무산 땅을 밟게 된 것이군요.
오토바이 한 넘을 흥정하여 (15위안) 우선 여객선 부두로 갔습니다.
내일 아침 7시 출발하는 소삼협 관광선 선표를 150 위안에 사고
장강 여객선 (무산 - 봉절 - 의창 구간 / 2등실 / 1박 2일) 선표를 450 위안에 흥정하여 계약합니다.
부라보!... 이제 바라던 대로, 삼협 구간을 낮배로 통과하여 의창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토바이 넘이 소개해준 빈관에 짐을 내리고 (三友商務酒店, 158 위안)
흔쾌해진 마음으로 수고비 50 위안을 주었습니다.
오토바이넘... 자기 일처럼 내 배낭을 앞장서서 챙기고
외국인이라며... 선표 흥정도 열성적으로 거들어준 -- 고마운 넘입니다.
[ 무산에 사는 48세의 오토바이꾼, 이정태 (李正太)... 진심으로 나를 도와준 고마운 중국인.... ]
가격대비 깔끔한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호텔 앞의 식당에서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습니다 (38위안)
홀로 캔맥주를 마시며...
장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빈관에서 무산의 첫 밤을 맞습니다.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명멸해간 저 어두운 장강...
장강의 항구를 떠나는 밤배의 고동소리가... 늙은 나그네의 마음을 잠시 서글프게 합니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

가더군요. 밤늦게 9시가 넘어 배에 도착, 다음날 오전에 백제성을 구경했습니다. ㅎㅎㅎ

풍도귀성을 생략하고 바로 봉절이나 무산으로 와서 크루즈를 시작하는 것이 시간상 비용상 유리할것 같습니다.
무산행 고속버스는 중경 용두사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합니다. (요금 173 위안, 약 6시간 소요)
댓글 4